여러분들은 아름다운 건물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최근 단독주택을 리모델링한 카페,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상가 등 획일화된 건물에 다양성을 주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지난 2021년 ‘인천 시민 건축상’을 수상한 숭의동 성당에 관해 이야기해볼텐데요. 숭의동 성당의 간단한 역사를 시작으로 건축의 의미에 관해 알아볼까 합니다.
숭의동 성당의 역사는 1969년 12월 15일 답동, 도화동, 용현동 성당을 모본당으로 설립되었고, 1970년 9월 12일 본당 건물을 완공했는데요. 당시에는 2층 붉은 벽돌로 이루어진 작은 성당이었다고 합니다. 숭의동 성당은 완공 당시 구도심에 위치해있어서 단독주택지에 있었는데요. 구도심 재개발이 이뤄지면서 근처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게 되고, 단독주택지가 공동주택지로 들어서면서 새로운 인구가 유입되게 됩니다.
이에 숭의 동성당은 관할구역 내 인구가 늘어나게 되면서 이를 감당하기 위한 새로운 성전 증축이 필요했는데요. 지난 2016년부터 두 차례에 걸친 설문조사 끝에 기존 성당을 허물고, 새로운 성전을 짓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합니다.
제가 성당을 많이 다녀보지 않았지만 종교 건물의 경우 폐쇄적인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요. 숭의동 성당은 다른 건물과 다르게 누구나 다닐 수 있도록 개방된 공간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내용을 살펴보니 ‘이웃과 함께하는 지역 공동체를 추구하는 천주교 교리에 따라 본당과 넓은 마당에서 종교 활동, 교우 친목 활동, 동네 주민과 함께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열 수 있도록 했다’고 하네요.
건물을 살펴보면 평범한 성당처럼 보이지만 곳곳에 옛 구조물과 재료를 최대한 살렸다고 하는데요. 마당에 깔린 붉은색 벽돌은 옛 성당 외벽에 쓰였던 것들이고, 숭의동 성당 1층에 있는 성모상은 당시 마당에 있던 50년 된 느티나무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또한, 옛 숭의동 성당 출입구 바닥에 있던 ‘물고기 문양의 도끼다시판’을 절단하여 마당 성모상 앞에 설치되어 있고, 대부분의 구조물들은 새로 만든 것보다 기존 것을 보수하여 알맞게 배치했다고 합니다.
처음에 숭의동 성당을 봤을 때는 건물 규모가 크다 보니 웅장하고 화려해 보이지만 옛 것을 살린 모습을 천천히 살펴보면 곳곳에 소박하고 검소한 건물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숭의동 성당은 故 이일훈 건축가의 대표작 중 하나로 2021년 4월 숭의동 성당 축성식을 마치고 3개월 후 폐암 투병 끝에 67세 나이로 별세했다고 하는데요. 당시 인터뷰에 따르면 “숭의동 성당은 주보성인인 소화 데레사의 영성을 받들고 주변 지역의 맥락을 존중하고 주변 지역에 열린 성당을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라고 합니다.
실제로 주변 건물과 이질감이 없었고, 숭의동 성당을 촬영하기 위해서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았을 때 외부인과 격리하는 듯한 공간은 없었던 것 같았습니다. 또한, 생애 故 이일훈 건축가는 ‘불편한 집이 옳다’는 말을 해오셨다고 합니다. ‘채나눔 건축’이라고 표현한 고인은 ‘불편하게 살기’, ‘밖에서 살기’, ‘늘려 살기’를 통해 이웃과 소통하여 더불어 사는 공동체적인 삶을 추구했고, 숭의동 성당에 반영했다고 합니다.
숭의동성당
인천 미추홀구 인주대로45번길 17 숭의동천주교회
032-888-2511
숭의동 성당은 이러한 이야기와 과정이 있었기에 지난 2021년 ‘인천시 건축상 대상’과 ‘인천 시민 건축상’을 수상했는데요. 남녀노소 누구나 들어와서 휴식의 공간으로 자리한 숭의동 성당. 이곳을 지나가신다면 한 번쯤 방문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다음에도 더 좋은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성용 @SDudio
글 작성에 참고한 자료
“’지역 사회에 열린 교회’…숭의동 성당, 건축상 2관왕” 2021년 11월 17일, 가톨릭평화방송 평화신문
“‘불편한 집이 옳다’는 소신의 건축가 이일훈을 추모하며” 2021년 7월 6일, 한겨례
“세상 떠나기 전 그 건축가가 지은 성당, 입구부터 다르다” 2022년 3월 22일, 오마이뉴스
“천주교 숭의동 성당” 디지털미추홀구문화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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